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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23 [솎아보기]최저임금을 올려라
This is.../inside story2009. 2. 23. 13:51
산업혁신의 기수인 헨리 포드는 직원들의 수호천사이기도 했다. 그는 1914년 미시간주 조립라인에서 모델 T를 조립하던 근로자들의 일당을 5달러로 두 배 이상 인상하면서 본인 표현으로 “세계에서 가장 앞선 노동정책”을 구현했다. 이에 미국의 많은 엘리트 자본가가 분을 삼켰다.

포드의 논리는 이랬다. “소수의 근로자 감독을 양성하느니 차라리 2만 명을 등 따습고 배부르게 해 주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그 뒤로 수십 년 동안 수많은 사람이 집을 사고 가족을 부양하며 자녀를 대학에 보내거나 심지어 번쩍거리는 신형 포드를 몰고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그 논리가 옳았음을 입증했다.

포드의 ‘복지 자본주의’는 미국 경제에서 블루칼라 중산층의 발흥을 예고했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부터 1970년대 초기까지 그들이 꾸준히 경제성장을 이끌었다. 물론 그 뒤로 몰락했으며 지금 미국 자동차산업의 ‘빅 3’가 처한 위기는 상당 부분 노조화된 직원들에게 드는 고비용에 책임이 있다.

그럼에도 설비 과잉과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오늘날의 글로벌 경제에서는 아시아의 극도로 낮은 공장임금이 문제의 주 원인이다. 그곳의 근로자들은 간단히 말해 구매력이 미미하다. 따라서 단지 중국의 무역흑자와 미국의 부채 사이의 불균형을 해소한다는 차원에서라도 수많은 아시아의 공장 근로자가 지금 받는 120달러보다 많은 월급을 받도록 해야 한다.

2003년 금융분석가 리처드 던컨은 그의 책 ‘달러의 위기(The Dollar Crisis)’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그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미국의 금융파산을 예언하면서 세계경제의 건강은 아시아가 자체 생산하는 제품을 더 많이 소비하는 능력에 크게 좌우된다고 지적했다.

신흥시장 아시아에서 비용이 더욱 싼 생산기지를 찾는 제조업체들의 특징인 ‘하향 경쟁’을 막기 위해 던컨은 이 지역의 최저임금을 일당 5달러로 정하자고 제의했다. 이 금액은 중국 남부의 초임보다 약간 높고 방글라데시의 봉제공장에서 주는 일당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던컨은 또 해마다 최저 일당을 1달러씩 올려 10년 안에 방대한 아시아 서민층의 소비를 3배로 늘리자고 제안했다. 현재 투자자문사 블랙호스 애셋 매니지먼트(싱가포르)에서 일하는 던컨은 지금 그런 유형의 정부개입(아시아 국가가 자체적으로 시행하며, 최저임금 기준을 따르지 않는 나라에 대해선 미국이 수입관세를 통해 강행)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이 지역의 풍부한 노동력은 사실상 시장이 스스로 임금을 신속히 또는 충분히 넓게 인상하는 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그는 그것을 서민에서 시작해 상류층, 국가로 부가 퍼져 나가도록 하는‘트리클업(trickle up)’전략이라고 부르면서 아시아 공장 근로자들의 소득증가가 가져오는 도미노 효과가 세계적인 소비의 새로운 중심을 창출하고 그로써 자유무역을 지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03년엔 과격하게 들렸던 구상이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중국과 인도의 정책가들은 이미 내수 진작에 골몰한다. 태평양 건너 미국에선 후보 시절 국제적으로 더 높은 노동표준을 부과하기 위해 기존의 무역협정들을 재해석할 용의가 있다고 말한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에 취임했다.

정부개입이 다시 대세가 된 요즘 임금 수준을 시장의 변덕에 맡겼다가는 큰일을 당할 수도 있다고 던컨이 주장했다. 그는 “물건을 많이 만들 능력은 있으나 그것을 살 돈이 충분한 사람은 부족하던” 산업혁명 초기의 혼란상을 언급하면서 “모든 일자리가 하루 5달러를 버는 사람들에게 간다면 우리는 1850년대로 돌아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가 강제하는 임금인상이 아시아의 경기침체를 완화할 수 있다는 생각은 지금도 저임금을 경쟁력으로 간주하는 이 지역의 통념에 위배된다. 경제이론에 따르면 최저임금은 국가 차원에서(국제 차원은 말할 나위도 없고) 효과가 없다. 하지만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들이 분에 넘치는 과소비를 영원히 지속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미국인들은 이제 그 교훈을 얻었다. 그러나 최대의 무역흑자를 기록한 나라들이 8000억 달러에 이르는 미국의 연간 무역적자와 맞먹는 손실을 무차별로 입게 된다. 그 나라들이 모두 아시아에 있다. 95년 전 1월 헨리 포드는 회사의 번영을 종업원들과 함께 나누는 노동관행을 채택했다.

그로 인해 초석이 깔린 현대 소비사회는 최근에야 비로소 세계화되기 시작했다. 포드도 그 추세를 항구적으로 굳히는 조치에 찬성할 것이다. 특히 미국 제조업의 전성시대에 자신의 조립라인에서 먼저 시험한 조치라면 좋다고 하지 않을까? 그는 “임금을 인상하면 어떨까?”라고 물었다. 지금도 여전히 좋은 질문이다.
[출처.KMA경제늬우스]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최저임금 개정안은 
△지역별 차등 최저임금제 도입 △수습노동 기간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 △60세 이상 고령노동자에게 최저임금 감액적용 △사용자가 제공해야 하는 숙박 및 식사비 최저임금에서 공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부자들에게는 세금 감면, 없는 사람들에게는 임금 삭감을 강요하는 한나라당. 한숨만 푹푹 나오는구나...

Posted by mattins